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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정보

코로나 정리해고 당하고 왔어요. 여러분의 일자리는 안전한가요?

by 호랑나뷔 2020.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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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정리해고를 당한 아야찌 입니다. 

태어나서 이런일은 처음이라 아직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아무생각도 없고 살길이 막막하고 여튼 많은 생각이 오가는 하루입니다. 정리해고야..당연히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있는 일이지 이게 저에게 일어날꺼라곤 생각도 해본적이 없거든요. IMF때 우리 부모님들의 심정은 이랬을까요? 

우리 이제 올라갈일만 남았다고 남편과 돈모으자고 그저께 으쌰으쌰 했는데 말이죠..ㅋㅋㅋㅋ  

돈없어서 거리에 앉을만큼 거지 인생도 살아봤다고, 우리는 뭐든지 다 해낼수 있다고 했는데 정리해고는 태어나서 처음 당해보는거라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황당하고 그렇습니다.  집에와서 너무 어이가 없어 검색엔진에 "정리해고 후 무얼 해야하나요?" 검색해봤을 정도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이 도시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큰 회사 입니다. 

당연히 저도 Permenent Full time으로 고용이 되어 있어, 무급휴가는 가겠거니 코로나가 잠잠해질때까지 몇달만 참아보자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오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모두가 정리해고 되었습니다. 네 짤렸어요. 코로나 해고 당했습니다. 

출근한지 한시간만에요... 

우리 모두 부둥켜 껴안고 엄청나게 울고 집에 왔습니다.

 

 

출근을 함과 동시에 다들 농담처럼 우리 짤리는건 아니겠지? 라고 하곤, 

30분뒤에 시니어들의 미팅.

그 30분 후엔 전체 직원 미팅.

그리고는, 저희팀은 전체 미팅에서 그렇게 해체 발표를 했습니다. 

 

 

HR에서 이름과 함께 너의 자격박탈과, 정리해고라고 박혀있는 종이를 한장씩 나눠주더니 보스와 마지막 면담 시간을 갖겠다고 하더군요. 마지막 저희 팀 보스와 면담 시간을 가지는데, 대장은 정말 아무 말도 못하고 덩치에 맞지않게 눈물을 엄청나게 흘리고 있었습니다. oh my little captine 이라고 저를 부르는데 그 한 마디에 모든게 담겨져 있는것 같아, 그 자리에서 저도 참지 못하고 엄청나게 울었습니다. HR 멤버가 옆에서 너는 얼마의 퇴직금을 받게될꺼고 어쩌고 저쩌고 설명하는데, 하나도 안들리고 보스와 저는 눈도 못마주치고 엄청나게 울었습니다. 면담이 끝나고도 겨우 진정시키고 짐정리하러 들어갔는데, 그 자리에서 다 같이 부두켜 안고 울었습니다. 부 대장이 너희를 지켜주지못해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슬플수가 없더라구요. 

 

 

 

 

 

 

 

사실 저는 길게 직장생활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직장을 자주 옮겨 다녔죠. 그게 제 커리어에 발전이 된다고 생각했고, 사실 호주 문화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이번직장에서는 꽤나 오랫동안 일했어요. 제가 학생때 아르바이트 부터 시작해서 정직원이되고, 저를 정말 밑바닥부터 하나씩 가르쳐 키워줬던 그런 정들었는 팀이었습니다. 배우고, 혼나고, 울고 다치고 제 요리 인생의 전환점 이었습니다. 언제까지 일할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애착이 남다른 그런곳이었는데 오늘 문닫고 저희는 모두 정리해고 되었습니다. 참.. 

 

 

사실 저는 지금 먹고사는 문제보다 비자문제가 더욱 큰 외국인 신세라, 지금 대부분의 회사가 임원감축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비자를 홀딩시킬수 있을지 조금 더 생각하고 변호사와 상담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돈이야 없으면 청소라도 해서 벌면 되지만, 제가 이때까지 이 비자를 위해서 참고 고생하고 그렇게 버텨왔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되버리니 멘탈을 잘 잡아야 할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되는게 아니겠지만, 버틸수 있을때까지 버티세요. 그게 이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멘탈을 붙잡고 일어나야 겠지요? 

얼른 웃으며 이 이야기를 하는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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